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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돌봄과 통제
등록자 루지 등록일자 2017.08.19
IP 115.86.x.204 조회수 79

학교, 군대, 교도소, 정신병원 등은 ‘통제’가 심한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곳의 통제 목적은 비교적 투명하고 건강하다.
교육, 국방, 교화, 회복이 주목적이기에 어떻게 보면 합법적이면서도 결과가 생산적이다.
이와 달리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던, 암묵적으로 교묘하게 통제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배움과 성장, 이해와 공감, 배려와 사랑이 아닌 오로지 통제를 위한 통제가 바로 그것이다.
사회는 물론 가정에서도 이와 같이 건강하지 못한 통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선한 의도의 감정이 악감정으로, 최선의 노력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말 슬픈 일이고 간혹 슬픈 정도를 넘어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내가 모임에 참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힘’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
질병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힘, 불행에 견딜 수 있는 힘, 평온할 수 있는 힘 등.
그런데 환자든 보호자든 힘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어렵게 얻은 이 힘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쓸 것이냐다.
다시 말해, 힘을 행사하기 앞서 나 혹은 상대를 향한 그 힘이
돌봄을 위함인가? 통제를 위함인가? 스스로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환자와 보호자의 두 역할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었다.
나를 위함이든, 상대를 위함이든, 아니면 우리를 위함이든 그 돌봄과 통제에는
‘공감’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또한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가 아프고 깨질 정도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질문해야 한다.
‘타인은 특히 아픈 사람은 인격적으로 대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생각하고 말하는 것과,
그것을 실천하고 상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쉽게 말해 간섭하고 통제하기에 바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는 처지라면
제발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란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불안과 문제에만 집중하라는 말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세게 나오는 사람한테는 나도 세게! 라는 반응을 하기 전에,
한번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의 마음이 진정 환자를
돌보고자함인지, 아니면 간섭과 통제를 위함인지도 솔직하게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가 정말 ‘왜 그랬을까?’하는 ‘역지사지’의 심정을 가질 수 없다면,
적어도 그 사람의 마음에는 아주 잠깐이라도 다녀올 필요가 있다.
다시 매일 병원 다니게 된 루지의 불편함과 상처에 잠깐 다녀오고,
이런 질병과 함께 ‘태연하게 살아있는’ 아내와 루지의 마음에도 다녀오고…






  ▷ 의견 목록 (총1개)
Icon공감
간섭하고 통제하기에 바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는 처지라면
제발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란 말이다. ~~~
나에게 제대로 해주고 있는 말 같아서요!
2017-08-31 11: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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