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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끊는 병
등록자 루지 등록일자 2018.05.18
IP 118.44.x.20 조회수 205
큰 맘 먹고 진지하게 고민한 후 센터에 갔더니, 이건 장난이 아니라 죽어야 끊는 병이라며
이번에도 취미 비스무리하게 시작하면 곤란하다며 장난 비스무리하게 얘기한다.

죽어야 끊는다? 귀에 거슬리는 말이다.
‘죽지 않고도 끊을 수 있지 않겠어요? 라고 반문했더니 그건 불가능하고,
아직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또 장난 비스무리하게 얘기한다.
죽임을 당한 후에야 끊어지는 병이라니 나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뭐가 죽는다는 말이지? 죽음을 장난 비스무리하게 얘기하는 걸 보니
심호흡이 정지되는 의학적인 죽음을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단주 수다가 이어지면서 죽어야 끊는다는 말의 뜻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는데,
모임이 끝날 때쯤에서는 ‘죽어야’가 ‘죽여야’ 끊는다는 말로 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죽어야 끊는다'는 말은 나쁜 소식이 아니라 희망적인 좋은 소식으로 바뀌었다.

그렇다. 변화는 어느 정도 ‘나’를 죽이는 작업이라 했다.
화투놀이에서도 패가 좋지 않을 때 ‘나 죽었어.’라며 스톱을 걸고,
일상생활의 작은 변화에도 ‘나’란 걸 죽여야 판이 바뀌는데 하물며 단주는 오죽할까?
좋다. 귀에 몹시 거슬리는 말이지만  일단 그렇다 치자.
그렇다면 나는 나의 무엇을 죽여야 단주가 가능할까?
허세, 비교, 질투, 인기, 자만심, 수치심, 지위, 돈, 명예, 자뻑?

너덜하고 냄새나는 신발 한 짝을 입에 물고 놓지 않는 강아지처럼,
나도 ‘나’란 걸 입에 물고 놓지 않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 그 전에 나는 단주를 하며 변화하고 싶은 마음이 진정 있기나 하는 걸까?
장난 비스무리하거나 취미 비스무리한 단주가 아니라,
“쓸데없는 나”란 걸 하나씩 죽이면서 하는 그런 단주 말이다.

  ▷ 의견 목록 (총2개)
Icon아오스딩
암튼! 조건만 맞으면 살아나요~ 결국 저는 매일 매일 죽어야 가능한것 같습니다~
2018-05-27 11:30:42
Icon시원
성질만 죽였을 뿐인데...
2018-05-22 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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