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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유난 떠는 사람들
등록자 루지 등록일자 2019.09.12
IP 119.205.x.116 조회수 94

단주 메달을 따기 위해 또 하나의 고개를 오르고 있다.
어떻게 하면 ‘추석 명절’이라는 산봉우리를 무사히 넘을 수 있을까?
어제 모임에선 “유난히 유난 떨며 단주하는” 동료들의 각오를 들을 수 있었다.
연휴 기간인 목요일엔 센터 출입문 손잡이에 지문을 남기고, 금요일엔 병동 모임에 참석하며 단주 감각을 유지하겠단다.
그래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없다면 책을 쓰면서 보는‘초서 명상’을 하겠다니 그야말로 유난 떨기의 극치라 할 수 있다.
하긴 1년 메달의 정상이 코앞에 있으니 당연히 그럴 만도 하다.

이번 명절에 부득이 형제들과 같이 지내게 된 동료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 집안으로 술을 들일 수는 없다’라며
단호하게 선포하였단다. 술의 무서움, 단주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 다시 말해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를 이제야 알았기에
어쩔 수 없단다. 실제 가족은 물론 단주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조차도 “내 의지로 그냥 안 먹으면 되는 건데
집안에 술병을 모조리 없애야 한다느니, 가지 말고 보지 말고 잡지도 말라느니 정말 너무 유난스럽게 단주한다.”라며
무지의 의견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나 역시 ‘유난히 유난 떨며 단주하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얘기를 참 많이 들었다. 그런데 의견의 옳고 그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정말 확인해봐야 할 중요한 사항은, ‘누가 명절이라는 산봉우리를 무사히 넘어가 단주 메달을 땄느냐다.’
그동안 모임에서 이 두 눈으로 확인한 사실 하나는, “유난히 유난 떨며 단주한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이 전제는 비단 단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 공부, 운동에도 통용된다. 턱걸이를 예로 든다면,
바 높이에 무조건 턱을 걸친다고 운동이 되는 건 아니다. 손, 팔의 넓이, 각도에 따라 단련되는 부위가 달라지는데
이때  상황에 맞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인 미모의 헬스장 코치가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자세에 대해, 나에게 ‘유난히 유난 떨며 지적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예의 바르며 정의롭다거나, 친화적이며 사회적인 것은 다음 문제다. 사람 좋다 소리 너무 많이 듣다가는 내가 저들보다
먼저 요단강 건너게 될 수도 있다. 내 욕구는 무시한 채, 마지못해 남들 욕구 충족시켜주려다 나 먼저 골로 가긴 정말 싫다.
진정 변하고 싶다면, 자급자족하며 자립하고 싶다면 남 눈치 보치 말고 내가 먼저 유난 떨며 살아남아야 한다.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다. 그래야 메달을 따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그래야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나만의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난히 유난 떨며 단주하는 사람들, 다음 주에도 또 유난히 유난 떨며 단주 애기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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